프랑스 남부 지중해를 굽어보는 고즈넉한 중세 도시 ‘이에르(Hyères)’. 마르세유와 생트로페 사이에 자리한 이 도시는 아름다운 해변과 함께 현대 건축, 예술, 역사 유산까지 갖추고도 아직 관광객의 발길이 닿지 않은 보석 같은 곳입니다.

이에르, 지중해 위에 떠있는 중세 도시
프랑스 코트다쥐르(Côte d’Azur) 해안선 중간쯤, 마르세유와 생트로페 사이에 위치한 이에르(Hyères)는 고즈넉한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중세 도시입니다.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유명 도시들과 달리, 이곳은 조용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어 프랑스의 진짜 여름을 즐기기에 제격입니다.
이 도시의 중심에는 11세기 건축된 생 베르나르 성(Castle of St. Bernard)이 우뚝 서 있으며, 그 주변을 감싸는 구시가지 골목들은 부겐빌레아와 테라코타 지붕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예술적 분위기와 고풍스러운 풍경이 조화를 이루는 이곳은 과거 영국 귀족들과 예술가들의 휴양지로도 각광받았습니다.
현대 건축과 예술의 상징, 빌라 노아유(Villa Noailles)
이에르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는 단연 빌라 노아유입니다. 1920년대 프랑스 건축가 로베르 말레-스테방스(Robert Mallet-Stevens)가 샤를 & 마리-로르 드 노아유(Charles & Marie-Laure de Noailles) 부부를 위해 설계한 이 모더니즘 건물은 당시 아방가르드 예술의 중심지였습니다.
이 부부는 장 콕토(Jean Cocteau),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í),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만 레이(Man Ray) 등 20세기 초 예술계 거장들과 절친한 사이였고, 이들의 작품과 감성이 집 안 곳곳에 스며들어 있었습니다. 비록 현재는 가구나 미술품은 남아있지 않지만, 건물 자체만으로도 현대 건축과 디자인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빌라 내부에는 프랑스 최초의 실내 수영장과 큐비스트 정원, 다양한 문화 전시 공간이 있으며, 매년 ‘국제 패션, 사진, 액세서리 페스티벌(Festival International de mode, photographie et accessoires)’이 열려 현대 예술의 흐름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작가들이 사랑한 도시, 이에르의 문학 유산
이에르에는 미국 작가 에디스 워튼(Edith Wharton)이 거주했던 ‘카스텔 생 클레어(Castel Ste.-Claire)’도 있습니다. 그녀는 1927년부터 1937년까지 이곳에서 살며 창작 활동을 이어갔으며, 그녀의 집은 현재 국립공원 사무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이곳의 정원은 프랑스의 ‘주목할 만한 정원(Jardin Remarquable)’으로 지정되어 있을 만큼 아름답기로 유명하며, 다양한 아열대 식물과 계단식 정원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이외에도 톨스토이, 스티븐슨, 키플링, 콘래드, D.H. 로렌스 등 수많은 문인들이 이에르를 방문하거나 머무르며 이곳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해변과 자연, 그리고 와인의 조화
중심지에서 차로 몇 분 거리에는 알마나르 해변(Plage de l’Almanarre)이 펼쳐집니다. 이곳은 길고 넓은 모래사장과 맑은 바다로 유명하며, 특히 윈드서핑 명소로도 사랑받고 있습니다.

해변 건너편에는 옛 소금 채취장이었던 페스키에르 습지대(Étang des Pesquiers)가 위치해 있으며, 지금은 수많은 플라밍고가 서식하는 생태 보호 구역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조금 더 운치를 찾는다면, 플라주 뒤 펠레그랭(Plage du Pellegrin)도 추천할 만합니다. 이곳에는 피크닉과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카페 레우브(Café Léoube)가 자리해 있으며, 주변에는 와이너리와 올리브 농장도 있어 현지 특산품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레스토랑에서는 얇은 크러스트의 피자, 봄철 채소를 곁들인 생선 요리, 프랑스산 치즈를 이용한 램 요리 등이 제공되며, 현지 생산 와인과 올리브유가 곁들여져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습니다.
섬에서 즐기는 문화와 자연, 포르케롤 섬(Porquerolles)
기앙 반도(Giens Peninsula)에서 페리로 20분이면 도착하는 포르케롤 섬은 자동차가 거의 없는 청정 지역으로, 자전거나 도보로 섬을 둘러볼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우리는 현대 미술 전시 공간 ‘빌라 카르미냑(Villa Carmignac)’을 방문했습니다. 이 공간은 프랑스 금융인 에두아르 카르미냑이 개방한 미술관으로, 입장 인원을 제한하고 신발을 벗고 관람해야 하는 독특한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전시 관람 후에는 근처 쿠르타드 해변(Plage de la Courtade)에서 시원한 바다 수영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저녁 식사는 다시 육지로 돌아와 지앙 반도 서쪽 끝에 위치한 라 부야베스(La Bouillabaisse)에서 해결했습니다. 이곳에서는 42유로의 정식 메뉴로 생선 수프, 도미 구이, 스테이크, 파슬리 소스에 버무린 오징어 등을 즐길 수 있으며, 디저트로는 초콜릿 케이크, 과일 또는 치즈가 제공됩니다.
이에르가 특별한 이유
이에르는 마치 과거와 현재, 도시와 자연, 예술과 실용이 하나로 어우러진 공간입니다. 많은 관광객들이 생트로페나 니스를 찾는 사이, 이곳은 조용하고 정돈된 풍경 속에서 진정한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곳입니다.
예술 애호가, 건축 팬,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 해변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모두에게 완벽한 이에르는 단 한 번의 방문으로 끝나지 않고 자꾸만 다시 찾고 싶게 만드는 특별한 매력을 지녔습니다.
'해외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멕시코 여행]칸쿤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10가지 (3) | 2025.06.27 |
|---|---|
| [일본여행]오키나와의 새로운 자연 모험 테마파크가 7월에 개장합니다. (1) | 2025.06.26 |
| 이탈리아 여행 준비되셨나요? 준비하는 것 (5) | 2025.06.26 |
| 태국에서 꼭 맛봐야 할 10가지 음식 체험 (12) | 2025.06.25 |
| [일본 교토]후시미 이나리 가이드 (1) | 2025.06.24 |